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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독자기고> 一擧兩得(일거양득)

기사입력 2015.09.02 12: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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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▲장승영 조합장  ©해남뉴스
    진(晉)나라의 혜제(惠帝) 때 저작랑(著作郞)을 지낸 속석(束晳)이 농업 정책에 관하여 왕에게 아뢰기를 개척지인 양평(陽平) 지방으로 들어가 살게 했던 백성들을 다시 서쪽으로 이주시키자고 제의하면서 “백성들을 서주(西州)로 이주시킴으로써 변방 지역을 보충하고, 10년 동안 부세를 면제해 줌으로써 이주에 대한 보상을 해 주면 밖으로는 실제적인 이익이 있게 되고, 안으로는 관용을 베푸는 일이 되어 일거양득(一擧兩得)이 될 것입니다.” 라는 진언에서 일거양득이 유래됐다고 한다.

    들녘의 벼는 시나브로 고개를 숙이며 익어가고 있고, 다행히 큰 태풍이나 병해충이 없어서 풍년농사를 예견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추석명절을 맞이하게 되지만 한 가지 큰 고민거리가 있다.

    2014년도 벼 가격지지를 위하여 단행되었던 시장격리곡의 재고처리가 미진하여 아직까지 작년도 사장격리곡과 정부양곡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보니 올해 생산되는 벼를 수매하여 저장할 수 있는 창고가 부족하게 되었다.

    이는 정부양곡과 시장격리곡을 보유하고 있는 관내 정부양곡 창고가 모두 겪게 되는 상황이며, 하루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올해 벼 수매가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.

    현재의 정부양곡 재고와 밥쌀용 쌀 수입등 여러 정황을 살펴 보더라도 올해의 벼 가격도 녹록치 않을 것이다.

    정부가 맘 먹고 폐기처분하지 않는 한 시장논리에 맡긴다고 하더라도  재고가 쌓여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당연히 내려갈 수 밖 에 없다.

    이러한 상황에서 감히 진나라 속석(束晳)처럼 일거양득(一擧兩得)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.
    남북화해 모드가 진행되고 있고, 여러 채널로 대화가 모색되고 있으며, 남북 이산가족 행사도 다시 시작되는 시점에서 대대적인 인도적 차원의 북한 쌀 지원을 제안 해 본다.

    북한 쌀 지원은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.

    올해 생산되는 벼의 공급과잉에서 초래되는 가격하락을 막아 시장경제를 안정화 시키는 것은 물론 벼 재배 농업인의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도모함과 동시에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은 같은 동포끼리 서로 돕는 의미 있는 일이 될것이며,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. 

    물론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“군수품으로 전환된다.”, “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는 분배되지 않는다”라는 우려의 말도 있다.

    그러나, “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실수”는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. 대한적십자사 또는 세계적인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지원품에 대한 지원 경로 및 실질적인 지원여부등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면 그러한 우려는 기우로 끝나게 될 것이다.

    올해 북한은 대 가뭄을 겪으면서 고난의 행군보다 더 힘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. 북한 동포들이 겪어야 할 고통을 물질적인 지원을 통해 해소해 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동포애는 없을 것이다.

    수확기를 맞은 들녘에서 잘 익어 고개 숙인 벼를 바라보는 농업인의 애달픈(?) 마음을 알고 있는 농협의 조합장으로서의 노파심은 정부의 빠른 판단과 조치로 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하고, 거시적인 안목과 대승적 차원에서의 북한 쌀 지원을 간곡히 요청해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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